박시백의 조선왕조 실록

 

기나긴 20권을 오래오래 걸려서 마침내 다 봤다.

 

재미가 없다는 평이 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스토리가 있는 '역사만화'라는 선입견으로 본다면 분명히 재미가 없을 수 있지만.. 이 작품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왕조실록을 만화로 풀이해 정리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가는 야사에나 나오는 재밌는 얘기들을 배제한다. 오히려 팩트체크를 해준다. 역사소설, 만화, 드라마는 이러저러한 사실들을 근거로 상상을 더하면서 재미있는 얘기로 풀어낸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런 것을 하지 않았다. 작가만의 독특한 해석도 스스로 많이 자제했다고 본다.

 

나름 수많은 인물들을 다르게 그리려고 무척 노력했다. 어쩔 수 없이 글이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소문등은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인조 이후의 당파싸움 예송논쟁등의 지루함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싸우는 내용조차 지금의 시점에 봐도 어이없으니..

 

나는 오히려 역작으로 본다. 방대한 조선왕조실록을 접근하기 좋게 만화로 잘 정리했다고 본다.

 

마지막 망국 부분은 씁쓸함을 느끼게 해준다. 굽시니스트의 한중일 근대사와 함께 보면 더 많은 도움이 된다. 지금의 사태는 더더욱 안타깝게 해준다.